영화 접속 후기

1997년 사회와 격리된 기간이였기에 이 시기에 본 영화가 거의 없는 듯 합니다.
Wavve에 접속이 보이길래 아무 생각 없이 보기 시작하였습니다.

멜로 영화를 잘 보지 않기에 영화 접속이 개봉한 시기에 극장을 갈 수 있었어도 관람은 하지 않았을 듯 합니다만 영화 접속을 보던 안보았던 상당히 유명했던 영화인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.

배우 한석규와 전도연의 젊은 시절의 모습도 볼 수 있는 영화 접속.
솔직히 웰메이드 영화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디테일한 부분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둔함 때문인 것인지, 아니면 이 영화 접속에서 볼 수 있는 90년대의 모습 때문인지…

영화 접속을 보는 내내 90년대 후반, 20대에 주위에 있었으나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은 것들을 보느라 바빴습니다.
유니텔을 보면서 아우 저 당시 유니텔 버그 많아서 안썼다는 생각..
종로의 극장을 보면서 괜히 떠오르는 극장의 위치를 알려주던 노점상의 오징어 굽는 냄새 ..
배우 전도연이 운전하는 아벨라를 보면서 저 당시 여성들에게 인기가 좀 있던 차량이였다는 등.
영화의 내용이나 대사 보다는 이런 배경과 연결되는 파편화된 기억을 떠올리는 것에 더 심취를 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.
그럼에도 영화 접속의 배경이 되는 그 당시를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좋았습니다.

10년이 지나 다시 접속을 봐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고..
20년이 지나 다시 접속을 봐도 20대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.

디지털이 막 시작되던 시대, 아직도 모뎀 접속 소리는 또렷히 기억이 납니다.
집안 어디엔가 PC 용 모뎀을 두었는데, 한번 찾아봐야 겠네요.

그런데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한국 영화가 있는가 하는 궁금함이 갑자기 듭니다.
20-30년 후에 보면 2010년 후반이나 2020년 초반을 회상하게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있는지…